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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사회학] 젠더화된 조직(gendere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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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6-10 18:05:24


. 젠더화된 조직의 개념

1. 젠더화된 조직의 정의

젠더화된 조직(gendered organization)’은 사회학자 조안 에이커(Joan Acker)에 의해 제시되면서 젠더, , 그리고 조직에 관한 연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한 개념이다.[1] 에이커에 따르면 조직의 젠더화란 집단 내의 이점이나 불리한 점, 착취와 지배, 행동과 감정, 의미와 정체성 등이 남성과 여성,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차이를 통해 패턴화되는 것이다.[2] 
To say an organization is gendered means ‘that advantage and disadvantage, exploitation and control, action and emotion, meaning and identity are patterned through and in terms of a distinction between male and female, masculine and feminine. - Joan Acker, 1990[3]

이는 일터나 조직에서 성중립적(gender-neutral)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이나 능력에 대한 평가임금 책정 등이 사실은 젠더를 바탕으로 구성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젠더화된 조직의 개념은 이전에 젠더가 개인의 사적인 영역으로 여겨지던 것과 다르게집단이나 조직 자체가 일종의 젠더를 가질 수 있다는 발상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2. 젠더화된 조직의 사례

젠더화된 조직의 사례는 다양하다. 우선 조직의 구성원이나, 기업의 경우 타겟으로 삼는 소비자의 성비가 치우쳐 있는 상황을 젠더화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물리적인 성비만으로 조직의 젠더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 구성원이 많거나 소비자를 대부분 여성으로 상정하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임금 책정 등은 남성중심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



가령 위는 작년 11월경 많은 논란이 되었던 화장품 회사 미미박스의 광고이다. 광고 이전에 상품부터 매우 여성혐오적임을 알 수 있는데, 유두는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신체부위가 아님에도 유독 여성의 유두분홍빛을 띠어야 한다는 발상을 바탕으로 한 상품이다. 이들이 선택한 홍보방식은 타겟으로 삼은 여성 소비자들의 필요와 선택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아니라 여성 신체에 대한 남성들의 요구와 기준 – “아줌마 같다”, “남자들이 안 좋아한다”, “지저분할 것 같다”, “보기 좋지 않다”, “남자는 시각적인 동물이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남자의 판타지 속의 여자는 분홍빛” – 에 근거한다. “여자들이 꿈꾸는 선분홍 유두라는 카피는 이러한 맥락에서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오히려 특정한 색깔의 유두를 꿈꾸는쪽은 여성의 몸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남성 인터뷰이들에 가깝다. 여성 직원이 많은 화장품 회사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출시된 상품의 홍보물임에도, 구상되고 검수되고 통과되는 과정까지 실제 여성의 입장에서의 필요와 요구는 개입됐다고 보기 어렵다.

조직의 젠더화된 양상은 조직의 임금격차에서도 드러나는데,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계열이나 LG생활건강의 뷰티 계열에는 여성 직원의 수가 남성 직원수의 세 배 정도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1인 평균 급여액은 남성에게 더 많이 지급된다. 특히 LG생활건강의 경우 임금차이가 거의 두 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 직원들의 수가 더 많은 조직에서도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임금 지급은 남성중심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노동운동 등에서 유의미한 권력자원(power resource)으로 작용할 수 있는 수적인 우세(superiority in numbers)가 조직의 젠더 불평등을 해소하는 요인으로는 힘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 젠더화된 조직의 요인

1.    이상적 노동자 규범

1-1.  이상적 노동자 규범의 정의

이상적 노동자 규범이란 '회사에 요구에 맞춰 항시 경제노동이 가능한 남성'을 주된 1인 생계부양자로 상정하는 한편 '가정의 영역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성'을 임금노동자보다도 가사담당자로 여기는 성별분업의 모델이다. 이 관점에서 이상적인 노동자’는 가사와 돌봄노동으로부터 면제되어, 오로지 교환가치를 지닌 생산영역에만 전념할 수 있는 헌신적인 남성 경제노동자로 규범화된다. 이에 따라 여성은 자연스럽게 가정의 영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부차적이고 충실하지 못한 노동자로 배치됨으로써 승진으로부터의 배제나 중요한 업무 또는 프로젝트로부터의 주변화를 겪게 된다.

1-2.  승진차별에서 드러나는 이상적 노동자 규범

“10년만에 과장이 되었어요. 대리되는데 남성보다 한 2년 정도 더 걸렸죠. 저 있을 때, 대졸 여사원이 별로 없었어요. 회사내 여직원들의 힘이 약했고, 특히 대졸 여성들의 수도 작았고 힘도 없었어요. 그만큼 제도적으로, 사회적으로 대졸 여직원들에 대해서 회사가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처음에 여자가 대리 올라가는 것 자체가 없었어요. 시험도 없었고,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고졸 5급 여사원들이 4급으로 올라가는 것조차도 없었어요내 팀에서 승진을 시켜주고 싶어도 똑 같은 남자사원이 있고 그러면 자동적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죠.”[4]

위의 인터뷰에서는 여성 노동자가 느끼는 승진차별이 드러난다. 이상적 노동자로서 상정되지 못하는 여성 노동자는 남성 노동자보다 승진이 느리게 이루어지며, 승진되는 노동자 수 자체도 여성이 훨씬 적다. 부차적인 노동자인 여성에게 회사가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으며, 이를 노동자 본인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1-3.  배치차별에서 드러나는 이상적 노동자 규범
이상적 노동자 규범은 업무배치에도 영향을 미친다남성은 주로 핵심적이고 총괄적인 일반 관리 직무로 배치가 되는 반면여성들은 제한된 영역에 투입된다. 아래 그림1>을 보면 남성들은 전문직화보다 관리직화의 경향이 강하고 여성들은 관리직화보다 전문직화의 경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여기서의 전문직화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정도를 뜻하고관리직화는 부하 육성과 조직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정도를 뜻한다표3>에서 여성은 전문성만 높은 반면남성은 전문성과 부하육성 및 조직 관리 항목도 높은 것을 볼 수 있다이러한 관리직화와 전문직화의 차이 정도가 중요한 이유는 관리직화의 정도가 고위급 승진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이다남성을 관리직으로여성을 전문직으로 배치하는 현 상황은 여성을 전문직으로서 자기 부분에서 상급자가 되는 것은 가능하지만여러 부서의 업무를 총괄하고 조직 관리를 맡아야 하는 고위급으로의 승진은 남성보다 역량에서 뒤쳐지게 만든다.



[5]
,[6]
 
1-4.  이상적 노동자 규범을 바탕으로 한 주요사안 결정 전교조의 사례

비율이 여성이 높다 하더라도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단위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정말 낮기 때문에 중요한 일의 단위를 결정하는 것은 대부분 남성 조합원들이 결정을 한다고 회의 그 숫자로 보면은…” (전교조 구성원, )

자신들은 충분히 할 수 있는거죠. 가사 일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여성 조합원들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인 그 특이한 환경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거예요. 그것을 배려해야만 제대로 된 여성 활동가가 중심에 서서 활동 할 수 있고 능력이 사장되지 않을텐데…” (전교조 구성원, )

애초에 여성조합원에게 이런 기회나 이런 것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고 그래서 일을 하면서 자기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 등이 마련되지 않아서 그럴 수 있고. 좌충우돌하는 모습들이 당연히 보이죠. 이 상황에서 여선생님이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그게 제대로 먹히겠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남자들이 좀 주도적이고 이런 식의 사고방식 있죠? 고게 난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전교조 구성원, )[7]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남성보다 여성 구성원의 수가 많다. 전교조의 주요 사안은 회의를 통해 정해지는데, 이 회의시간은 주로 학교 업무가 끝난 저녁시간으로 잡힌다. 그런데 여성 노조원들은 저녁시간에 가정에서 가사 노동을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성 노조원의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주요 사안이 결정되는 회의시간에는 남성 노조원들이 참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이로써 전교조 회의의 주요 사안들은 남성 중심적으로 결정된다. 이러한 상황은 여성의 가사노동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데, 여성 노조원이 회의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보니 여성 노조원이 막상 회의에 참가한다 하더라도 그 의견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다. 여태까지 회의에 잘 참여하지 않았다는(실제론 '못한' 것이지만) 이유로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같은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순환 때문에 주요 안건들의 의사결정에 있어 여성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진다.


2. 남성중심적 접대문화와 사회적 네트워크

2-1. 대한민국의 접대문화


성구매 경험에 대한 통계에서 한국 성인 남성의 50~60% 정도가 성구매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그러한 구매자의 약 85%가 ‘술자리’ 끝에 성구매를 하게 되었다고 답했다그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직장 회식 이후 3, 4차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집단적인 성구매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양의 성구매와 대한민국의 성구매를 비교할 때, 서양의 성구매자들이 대부분 개인의 만족 그 자체를 목적으로 개인적이고 독단적으로 성구매를 하러 가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특이하게도 주로 여러 남성들에 의해 집단적인 성구매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집단적 성구매는 아래의 인터뷰 사례에서 드러나듯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본인이 성구매를 원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밀어주는” 라인을 잡고 “우리 편을 만들기 위해서, 다시 말해 위계적으로 더 우위에 있는 남성의 권력에 편입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2-2. 기업에서의 성구매 문화: 인터뷰 사례


“접대는 필수인 것 같아요. 왜냐면 다른 사람의 허락을 받아내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니깐... 그런데 같이 가는 거, 그렇게 받아들여지기가 굉장히 쉽거든요.” (회사원 A씨, 남)
“나보다 어리지만 경력이 많은 학 선생님이 나한테 그렇게 얘기했어요. 여기 잡아라. 여기는 이 선생님이 잡아서 밀어주면 된다. 그니깐 난 어떻게든 여기서 우리 편을 만들고 싶은 어떤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이고...” (기간제 교사 B씨, 남) [8]

2-3. 기업문화에서 여성의 배제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타자화하는 남성중심적이고 이성애중심적인 접대문화는 이처럼 남성들 간남성들만의 유대를 공고히 하고 그들만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남성들이 모이는 네트워크에서 이뤄지는 “줄타기”에 여성들은 배제되고, 승진과 프로젝트 배정 등에 있어 비공식적으로 여성의 주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식에서 여직원은 식사가 끝나면 일이 있다고 말한 뒤 빠지는 것이 예의... 계속 남아 있으면 눈치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2차는 남자직원끼리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유흥업소로 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은행업 종사 C씨, 여)

2-4. 여성기업이 겪는 어려움과 그 요인

접대문화는 남성중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기업들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접대문화를 행하지 않는 여성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여성배제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전반적인 기업문화로 인해 규모와 시장 확보, 생존력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대부분의 기업에서 행해지고 있는 남성중심적인 접대와 네트워킹은 전반적인 기업문화로 고착화되어 있다성차별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판로 개척과 로비활동이 각 기업의 내부에서 뿐 아니라 기업 간 거래에서도 이루어지는 상황에서기존의 기업문화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는 여성기업은 기존의 네트워크에서 배제되고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다.


3. 노동시장에서 여성 비정규직으로의 편입

3-1. 노동의 유연화로 인한 여성 고용상태의 변화


신자유주의적이고 시장주의적 경제구조 개편은 ‘노동의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다.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늘어난 것이다. 비정규직과 계약직은 정규직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과 지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노동시장의 약자였던 여성들은 비정규직에 집중적으로 편입되었다.



2016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 임금노동자 중 40.3%가 비정규직 노동자인 데에 반해 남성 임금노동자 중 25.5%가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임금노동의 비정규직화가 젠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가운데 여성이 집중적으로 주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3-2. 여성의 비정규직으로의 집중화 문제

특히 이러한 비정규직화 현상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은 출산과 양육, 가사노동의 부담으로 인해 경력단절을 겪은 중년 여성들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양육자로서 동일한 지위를 갖더라도 그 지위가 남성에게는 더 높은 임금이나 빠른 승진으로 이어지는 반면, 여성에게는 오히려 덜 핵심적인 부서나 파트타임으로의 전환을 강요 받는 계기가 된다

'20163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보면 남성 비정규직은 2753000명으로 1년 전보다 0.7% 늘어난 반면, 여성은 3259000명으로 2.6% 증가했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0%1년 전과 동일했다. 지난해 늘어난 남성 전체 임금노동자 163000명 중 정규직은 155000, 비정규직은 8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늘어난 여성 임금노동자 271000명 중 정규직은 134000, 비정규직은 136000명으로 비정규직이 더 많았다.[9]

위 기사에 따르면 여성 비정규직 증가율은 남성보다 훨씬 높다. 신자유적인 노동유연화가 중년여성이라는 특정한 계층에 집중됨으로써 여성은 더욱 빠르게 조직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쉽게 해고되며, 임금과 승진에 있어 불리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기존의 젠더 불평등의 축과 불안정한 고용형태의 축이 중첩되면서 젠더 불평등이 심화되고 정당화되는 한편, 젠더화된 조직의 차별이 더욱 구조적으로 공고화되는 것이다.
  
[1] Dana M. Britton & Laura Logan, Gendered Organizations: Progress and Prospects, 2008, Sociology Compass: 107
[2] Joan Acker, Hierarchies, Jobs, Bodies: A Theory of Gendered Organizations, 1990, Gender & Society 4: 139-58
[3] Dana M. Britton & Laura Logan, ibid.

[4] 박기남, 「관리직 여성의 사회적 자본과 성별 직무 분리」, 한국사회학 36, 한국사회학회, 2012, 13
[5] ibid, 11
[6] 박기남, 「직장내 고용 관행과 성별 직무 분리의 관계」, 한국사회학회 사회학대회 논문집, 한국사회학회, 1999, 5
[7] 이영수, 「성별화된 조직과 여성배제에 관한 연구」, 여성학연구 19, 부산대학교 여성연구소, 2010

[8] 이승주, 집단적 성구매를 통해 구축되는 남성성과 남성들 간의 관계 맺기, 2008 40p 인터뷰 발췌
[9] 경향비즈신문 “4만 명 늘어난 비정규직 ‘여성이거나 고령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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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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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20:53:47

젠더화된 조직에서 여성이 받는 불평등에 대한 좋은 정보를 알려주셔서 좋았습니다. 특히 화장품 회사에서 미미박스? 를 광고하는데 여성을 성적 상품화로 대하는 방식이 젠더화된 조직안에서 성적 불평등이 얼마나 심한지 알려주는 좋은 사례같았고 조직의 임금격차 부분도 사회의 불평등한 모습을 단적으로 잘 나타내준 사례같았습니다

또한 비정규직의 경우 여성들이 더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불평등을 오랜시간동안 겪어야 했다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김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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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21:19:40

사회, 조직, 개인 모두 젠더화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에서 충격을 받았으며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여성들은 수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모인 기업에 가더라도 남성 중심적 의사결정이 압도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살기 싫어지도록 만드는 내용이네요. ㅠㅠ 특히 고위직에 남성이 위치하고, 그 남성이 다른 남성들과 남성 중심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 안의 누군가는 '끌어주려'한다면 여성이 기업 내에서 설 수 있는 자리는 거의 없을 것이라 예측되네요. 결국은 많은 여성에게는 경력단절과 비정규직이라는 길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여성 임원 할당제 등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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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23:38:07

젠더화된 조직의 대안으로 여성임원할당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무엇보다도 실질적으로, 효과적이게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에 공감합니다.
다만, 기업 안의 개인들의 부도덕성이 아니라, 조직 자체가 젠더화되어있는 것 즉  '구조적 문제'를 지적 한 것인데, 이것을 여성임원할당제라는 '미시적'문제로 해결할 수 있냐는 고민입니다. 조직의 젠더화를 임원 몇명을 여자로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는걸까요. 그렇다면 기존의 '남성'위주의 결정자들이 '남성'을 중심으로 한 관료 결정을 내렸다는 것일까요.
개인으로부터 조직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 여성이 임원이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 조직 자체의 구조가 바뀔 수 있을지.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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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23:57:04

국내 사기업들에서 접대문화의 일환으로 성 구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놀란 기억이 있는데요. 특히 영업을 목적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접대여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대개 서베이를 진행하면 직장동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동석했다고 답하는데 과연 자발성이 조금도 없을지는 의문입니다.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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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6-08 15:11:36

위키 잘 읽었습니다! 댓글을 보다가 현솔이 제기해준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여성이 임원이 된다고 해서 조직의 구조적 문제가 딱 해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성 임원이 여성을 뭐 더 많이 끌어주고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제도에 의한 것일지라도 고위직에 여성이 있다는 변화 자체는 사회적 인식 변화나 앞으로의 구조적 변화의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송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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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6-08 15:46:24
이상적 노동자 개념을 젠더 관계로 본 복지국가의 유형 중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노동시장의 모습이 남성이 생계를 보장하고 여성은 전업주부로서 국가의 지원혜택을 간접적으로 받는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과 완벽히 일치하진 않지만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국가의 시선과 정책은 젠더화된 사회의 젠더화된 노동시장, 그 속의 젠더화된 조직에서 여성이 어떠한 억압을 받고있는지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궁극적인 해결방안은 젠더 고정관념의 타파겠지만, 생계부양자/돌봄자 모델 복지로의 이행을 통해 다양한 공공정책을 시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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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7:24:19
젠더화된 조직의 요인으로 그 조직 내부에 있는 이상적 노동자의 규범, 남성중심적 네트워크, 비정규직 문제 등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조직 외부에 있는 성차별적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고용주 입장에서 고용을 할 때, 여성이 기업 내부에서 효율적으로 일을 할 지도 중요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외부 ,즉 가정에서의 여성의 성역할 때문에 충실히 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상적 노동자의 규범만을 두고 본다면,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무직이나 서비스직 등이 증가하면서, 이상적 노동에 대한 유용성은 여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가로막는 것은 가정에서의 여성에 대한 고착화된 성역할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업 내뿐만 아니라 기업 외부에서 작용하는 성별 분업 이데올로기 혹은 고착화된 성역할 등도 젠더화된 조직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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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20:29:39

근데 한편 '젠더화'라는 용어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요. 젠더라는 건 사회적으로 설정된 성성을 의미하는데, 그런 맥락에서 '젠더화' 말을 두고 보면 사실 '이게 무슨 말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해요. 젠더란 이미 사회적으로 '화'가 이루어진 개념인데, 거기에 또 다른 '化'가 붙을 수 있는가... 그런 측면에서 보면 'Gendered'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등등... 찾아보니까 꽤 많이 쓰이는 개념이긴 한데... '젠더화된 조직'이라는 게 보시다시피 네거티브한 함의를 가지고 있는데, 젠더화에 대해선 왜 딱히 네거티브함을 느끼기 어려운지, 혹시 젠더화 자체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실 분이 계실까요? (차태훈)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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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0 18:17:50
피드백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젠더'는 이미 사회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성성을 의미하는 명사지요. 그래서 저는 젠더화되었다(gendered)는 표현을 '젠더가 구성되었다', 혹은 '젠더가 부여되었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오히려 gender가 사회적인 구성물이기 때문에 화(化)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령 scientific sexism 발표에서 언급하셨던 진화심리학의 '성별(sex)' 개념은 개인이 '본질적으로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구성되었다, 또는 변화했다는 의미인 化를 붙일 수가 없겠지요.
Acker의 논문을 참고해서 gendered organization의 개념을 조금 더 설명 드리자면, Acker는 조직이 '젠더화되어 있다(gendered)'는 것을 조직이 "성차별에 기반해 있고, 그러한 성차별을 또다시 재생산한다"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개인이 분명 자신만의 젠더를 가지고 조직에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는 일(job)이 이미 특정한 방식으로 젠더화되어 있다(성차별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성차별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gendered라는 표현은 이전에는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쓰였지만, 차츰 개인을 넘어서 '조직' 또는 '집단' 자체가 특정한 젠더를 선호하는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Acker가 대표적으로 지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성중립적(gender-neutral)'으로 운영된다고 인식되던 조직과 일터가 사실은 구조적인 성차별을 기제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Acker가 젠더화된 조직의 개념을 제시하기까지의 배경을 참고하시면 더욱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내용이 길어서 다른 코멘트로 따로 작성하도록 할게요! 아래 코멘트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은진)
1
2017-06-09 20:36:18

또 한편으로 본문에서 제기해주신 세 가지 원인, 이상적 노동자 규범, 남성중심적 접대문화, 여성 노동의 비정규직화가 과연 위에서 언급된 젠더화된 조직의 사례, 미미박스의 사례를 설명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듭니다. 사실 위의 세 가지 원인들은 성별 직종 분리나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한 원인으로도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젠더화된 조직'이라는 특수한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들고요. 왜 여성이 다수인(혹은 그럴 것이라 추정되는) 미미박스 회사에서 광고 담당자들은 남성의 시선에서 광고를 구성하려 했을까요? (차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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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0 13:11:23

현솔님께서 '여성임원할당제'를 언급해주셨는데, 저는 이 제도가 과연 젠더화된 조직을 타파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듭니다. 저는 젠더화된 조직을 피하기 위해 육아휴직 후 복직 제도가 잘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젠더화된 조직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결국 여성이 고위직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여성은 보통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이 되고 그 이후에는 비정규직 쪽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결국 여성은 항상 누군가의 지배 아래에서 일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게 되고 젠더화된 조직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젠더화된 조직을 막기 위해서 육아휴직 후 복직제도가 잘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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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0 18:22:55
Acker가 젠더화된 조직(gendered organization)의 개념을 제시하기 이전까지의 배경을 참고하시면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 코멘트로 남깁니다! 내용이 조금 길어서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적어 볼게요. 이것은 Dana M. Britton과 Laura Logan이 2008년 Sociology Compass에 실은 논문 「Gendered Organizations: Progress and Prospects」 중에서도 p.107-110을 참고한 것입니다.

"Early research on gender and work, from at least the 1950s through the 1970s, saw the problems of the woman worker as stemming from the woman herself. Sociologist Talcott Parsons (1942), who advanced what he called an analysis of ‘sex roles’, argued that a woman’s personality structure itself made her unfit for the rational, instrumental world of work. (...) Women were in lower status, lower paying positions because they were less committed to work than men and the ‘human capital’ they brought with them was as a consequence less valuable. The problem lay in the women themselves.
In 1977, Kanter’s landmark study, Men and Women of the Corporation, Kanter demonstrated that gender inequalities lay in the structure of the organization itself. Women had less opportunity, less power, and were found in smaller numbers in important positions than men. Kanter argued that any worker in such a position would lack commitment to their work and would exhibit all of the other negative stereotypes attributed to women workers. Kanter’s theory was explicitly gender neutral – she attributed the negative experiences of women at work to their structural positions. Any worker in such a position would behave and be perceived by others in similar ways, regardless of sex (or race, or any other personal characteristic).
Although Kanter had argued that the ‘token’ was gender neutral and would be disadvantaged regardless of sex, studies of men in occupations like nursing, librarianship, elementary school teaching, and social work (e.g., Williams 1989, 1995; Zimmer 1988) soon demonstrated that not all tokens were alike. Men in fact benefited from their token status in ways that women in male-dominated occupations did not, riding a ‘glass escalator’ to success (Williams 1992).
Researchers began to look to the characteristics of the organizations and jobs in which they did their work. The culturally promulgated image of the ideal manager, for example, means that men always appear to be better candidates for management, even in a female-dominated occupation like nursing. And patterns of homosocial interaction in organizations create situations in which men who are elementary school teachers or floor nurses build networks with men administrators and thus improve their chances for promotion. Gendered inequalities are built into organizations, a fact that explains men’s success regardless of their ‘token’ status.
This is the guiding premise behind Acker’s theory of gendered organizations, an approach that revives the focus on gender, but this time as an aspect of structures, rather than (or more than) individuals. (...) In the simplest terms, we can say that organizations and occupations are gendered at the level of culture – we think of particular jobs and organizations in gendered ways – the military ‘turns boys into men’. They also reflect and reproduce gender through their policies and practices. For example, assigning women officers in men’s prisons to answer phones or supervise women visitors means they rarely acquire the direct experience with inmates that supervisors see as necessary for promotion. Interactions between workers may reproduce inequality – if men socialize with their supervisors outside of work they can increase their visibility and chances for success. Finally, workers themselves may craft their identities in gendered ways through their work. A woman prison officer might think of herself as a ‘mother’, or a ‘babysitter’ (Britton 2003). A male nurse could choose to emphasize the physically strenuous aspects of his work to see himself as masculine, as in the geriatric nurse (quoted in Williams 1995), who described himself as a human ‘forklift’ picking up heavy pati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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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1 03:23:41

올려주신 내용에 남성중심의 접대문화, 여성의 비정규직 집중화 등 조직이 젠더화 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 잘 정리해주신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원인과 더불어서 근본적인 인식과 태도의 측면으로 성차별주의의 내용도 함께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차별주의는 성을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하는 태도 혹은 특정 성에 대한 편견을 갖는것,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의 불평등 및 성적 대상화를 겪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성차별주의는 조직, 문화, 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기회의 불평등이라는 측면에서 조직에서의 성차별주의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이러한 성차별주의에 기반한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조직을 젠더화시키는 인식적 뿌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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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6-11 15:53:57

글 잘 읽었습니다!


남유연씨 말씀처럼, 사회, 개인, 조직 등 모든 분야에서 성별화가 이루어지고 인식이 고착화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이런 문화가 형성되어서 계속 이어지고 유지되는 것이 참 씁쓸합니다.


여성임원할당제에 대해서는, 저는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사실 미시적 차원의 대안이기는 하고, 발표자료에서도 보았듯 여성임원들이 많다고 해서 조직 내 문화의 남성성이 사라진다고 볼 수도 없지만, 점진적인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계속해서 병행되고 이어져야할 것이 바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생각을 바꾸어가야하는 일이니만큼, 스스로도 더 깨어서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양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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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1 17:10:1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정말 젠더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업 내의 남성중심적 접대문화는 기업의 목적인 이윤추구의 측면에서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서 발제자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결국 젠더화된 조직이 기존의 젠더 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방면으로 남성들만의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상적 노동자 규범에 의거한 성별 직무분리 또한 결과적으로 여성 임원으로의 진급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남성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결국 젠더화된 조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것 같습니다. 겉으로보기에 성 중립적으로 보이는 그 자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젠더화되어있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것은 성평등 사회로 가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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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21:53:02

젠더화된 조직과 미미박스의 사례를 연관짓는 부분이 약간 이해가 가지 않는데, 미미박스를 설명하신 부분에서 만약 젠더화된 조직이 아니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가 이미 젠더화된 사회에서 그에 맞게 소비를 하는 상황이므로, 소비자들은 비록 여성소비자가 대부분이라도 이들의 소비생활 자체가 남성의 기준에 맞춘 소비 쪽으로 경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에서 만약 조직 내부의 결정 방식이 여성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일지라도 시장의 소비자에 맞추어 (젠더화된 사회에 맞추어) 여성혐오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 젠더화된 조직의 문제는 결국 젠더화된 사회의 문제의 일부분으로 수렴하는 것 같습니다. (심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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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6 19:50:1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젠더화된 조직의 예시를 더 들고 싶은데요 추가할 수 있는 예시로 정부부처인 안전행정부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행정부는 대한민국 가임기 지도를 만들어서 발표 및 배포하였는데요. 이러한 가임기 지도가 우리나라 정부 부처가 젠더화된 조직임을 알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임기 지도는 여성을 아이를 낳는 대상으로만 바라본 지도입니다. 이러한 지도가 기획되고 배포 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여성의 시각이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 조직 내에서 이러한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시각의 결여는 젠더화된 조직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런 조직이 우리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부의 핵심 부처라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안지훈)